여행일지

양림동 펭귄마을 첫 번째 이야기

아나빔 2016. 9. 14. 23:14

​광주 어디까지 가봤니?
- 제1탄 양림동 펭귄마을 첫 번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


집 앞에서 운림 54번을 타면 양림동 펭귄마을까지 한번에 간다. ​


무등도서관을 지나 말바우시장이 보인다. 무등도서관 어린이 도서관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걸어서 40여분이 걸렸다. 정현애 어린이는 일주일에 두어번씩 그 도서관 오르막 길을 참 씩씩하게도 걸어다녔다. 한번은 6과목 교과서를 등에 짊어지고 왼손에는 멜로디언 들고 오르막 길을 오른 적도 있다.
'나는 10분 뒤에 도서관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을거야. 지금은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무겁고 숨쉬기도 힘들지만 10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지금 고생한 것쯤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거야. 그럴만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할 걸? 아... 지금 이 다리는 내 다리가 아니다. 나는 지금 도서관에 앉아서 10분 전을 회상하고 있는거야!'
도서관 오르막 길을 오를 때면 종종 저런 자가주문을 걸었지. 아하하하.


대인야시장이 핫플레이스라고 한다. 광주에도 야시장이 생기다니 광주, 너 참 낯설다. 살레시오여고 교복입고 세희랑 이 동네 참 많이 돌아다녔었다. 10년이 지났다. 그러는 사이에 남광주시장 도착! 펭귄마을은 버스정류장에서 약 십여분거리에 있다. 아래 지도를 참고하시라.


네이버 지도는 알아보기 힘들어서 그 부근에서 조금 헤맸다. 구글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나서야 펭귄마을 안내팻말을 발견했다는 건 안비밀. 하앍. 나 설마 길치야? 그럴 리가!​


1시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한 동네다. 제일 먼저 발견한 건 펭귄텃밭.​


텃밭이라고 해서 상추, 고추, 오이 이런 채소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생활잡화로 만든 설치미술 넘나 정겨운 것!


나도 방명록에 모나미 볼펜으로 펭귄 한 마리 그려넣었다. 고향에 놀러 온 현애펭귄. :)​



펭귄시계점이 가장 유명한 포토 스팟이라고 하는데 나는 너무 일찍왔다. 왜냐구? 흠흠... 다른 사람들이 펭귄마을 입구로 들어올 때 나는 입구를 못찾아서 뒷길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고로 우리는 지금 펭귄마을을 거꾸로 둘러보는 중이라는 말씀. 웃자 웃자 웃자 하하하.​


펭귄마을의 트레이드마크 펭귄. 왜 펭귄마을이냐고? 펭귄마을 두 번째 이야기를 기대하시라.​



황제의자에 앉으면 나도 황제펭귄! ​


"유행따라 살지 말고 형편따라 살자", "우리 모두 행복한 세상 인생은 한 번 사는 거 멋지게 잘 먹고 잘 살자". ​


"술과 밤이 있는 한 남녀사이는 친구가 될 수 없다" 오모나! 이 문구 상상하면 너무 야하다.


괜찮다 괜찮다 다독여주는 것 같은 문구. "지금 바로 이대로 충분해"​


삭힌 홍어처럼 톡쏘는 전라도의 해학이 곳곳에 묻어있다. 돌고 도는 희로애락애오욕의 삶의 감정에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고 솔직한 사람들. 그런 점때문에 내 기억속의 광주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역동적인 도시다.


추석 연휴라 펭귄주막도 휴업합니다.

사실상 펭귄마을 끝에 있는 꼬마. 삶의 공간을 열어주신 마을 어르신들께 작은 감사의 표시를!​​ 마을 어르신을 위해 막걸리 한 잔 미리 내는 것도 좋겠다. 펭귄주막을 중심으로 미리내 막걸리(suspended makgeolli) 운동(?)을! 관광객들의 소음과 낙서 때문에 괴로워하던 이화마을 주민들이 벽화를 훼손한 일이 기사화된 적이 있었다. 마을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벽화마을이 늘어나고는 있는데 마을 주민들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닐 게다. 마을 근처에 있는 가게를 중심으로 마을 주민을 위한 미리내 운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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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골목 깊숙이 좀 더 들어가볼까나?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