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환기
한 사람이 소중해지기까지 걸린 시간, 1년
아나빔
2017. 8. 15. 22:46
선생님 터키에서 귀국하신 후 서고원에서 만난 춘란. 며칠 전 옥스퍼드 라틴코스 1권을 마치며 춘란과 책거리를 했다. 알면 알수록 진국인 춘란. 라틴어에 대한 희한한 집념을 지닌 이 중국 처자가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는데... 탁월한 이해력은 물론 철저한 예복습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가는 모습에 호감이 생겼다. 사람의 성실함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있을 줄이야!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머물렀던 설움의 자리에 늘 춘란이 있었다. 광화문 촛불 시위 현장에도, 백남기 어르신 조문 행렬에도 내 옆에 늘 춘란이 있었다. 휴대폰 너머 외할머니 소천 소식을 담담히 전하던 엄마 목소리를 숨죽여 듣던 그 날도 옆에서 내 설움을 자신의 설움처럼 서럽게 여겨주었던 사람이 춘란이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춘란이 내게 참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춘란 1권 마친 거 진심으로 축하해요. 우리 3권까지 꼭 완주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