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환기

20.08.10. 신입 편집자의 하루

아나빔 2020. 8. 10. 23:55

유학에 대한 로망을 접지 못한 채 출판에 몸담은 지 아홉 달이 되었다. 어제자로 부서 성경학교도 마무리했겠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월요일을 맞았다. 시가서 2교 교정지 수정 대조와 용어 통일을 마쳤고 모세오경 지도 지명 번역을 끝냈다. 근무시간 내에 할당량을 채웠다는 만족감을 안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

요즘 들어 부쩍 신촌에 들를 일이 많다. 이십 대 5할을 여기서 보냈는데 삽십 대 중반에 다시 찾은 신촌이 낯익으면서도 낯설다. 나도 변했고 거리도 변했는데 여전한 것들도 있다. 변하지 말았으면 했는데 변한 건 무엇이고 변했으면 했는데 변하지 않은 건 무엇일까.

박문수 선생님 강의는 명불허전이었다. "오자 없는 책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사람은 의심하지 말되 원고는 의심하라", "고개가 5도 돌아가면 반드시 확인하라", "편집자가 10분 안에 해결하지 못하는 문장은 틀린 문장이다", "편집자는 '-者'가 아니라 '-子'다" 등 수많은 명언 폭격으로 제대로 동기 부여해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