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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환기

너라는 문장 끝에는

by 아나빔 2017. 4. 8.

'너'라는 문장 끝에는
보통 말 줄임표나 물음표가 따라왔다.
너,
네가 사는 세계,
내겐 낯설지만 네겐 익숙한 모든 것들,
은 내가 다가갈 수 없게 봉인된 텍스트.
[너]
[란]
[사]
[람]

이 여전히 까닭없이 궁금한 나는
당신이 읽었을 법한 책, 당신이 들었을 법한 음악, 당신이 걸었을 법한 거리, 당신이 보았을 법한 풍경,
당신이 써 내려간 문장, 당신의 사유, 당신의 환희와 절망, 당신이 토해낸 기도,
당신과 함께 사라진 당신이라는 세계를
고대 유물 발굴하듯
하나하나 더듬어 보다가
일방적인 호기심이,
일방적인 아쉬움이,
돌연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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