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원전완역본4 [사전연재] 프랑수아 드 페늘롱, 《그리스도인의 완전》#4 마지막 편지의 주제는 ‘자신의 결점이나 타인의 결점을 보고 놀라거나 낙심하지 말 것에 대하여’입니다. 타인과의 관계가 내 의사나 선호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인간관계는 행복의 원천이기만 할 겁니다. 이번 서한을 보면서 인간관계는 동서고금이나 지위고하를 무론하고 어디서나 고민거리가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페늘롱은 타인의 결점으로 인해 관계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마담 드 맹트농에게, 인간의 온갖 미덕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라는 조언과 함께, 그렇다고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일관하지는 말라고 종용합니다. 페늘롱의 중용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그는 더 나아가, 타인의 결점 대신 자신의 결점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합니다. 타인의 결함에 대한 강한 반감 이면에는 자기중.. 2022. 5. 3. [사전연재] 프랑수아 드 페늘롱, 《그리스도인의 완전》#3 세 번째 편지의 주제는 ‘분심分心과 슬픔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하여’입니다. 페늘롱은 삶의 모든 국면에서 하나님께 길을 묻는 사람이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연재에서는, 삶 속에서 우리를 온갖 상념으로 몰아넣는 분심과 슬픔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그런 상념을 다루는 태도의 핵심이, 내맡김을 선택하는 ‘적극적 수동성’에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리스도인의 완전한 삶에 이르는 참된 길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수용하는 태도, 그분의 완전하심에 내맡기는 태도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심分心과 슬픔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하여’ 당신은 두 가지 문제로 고심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분심을 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슬픔에 맞서 버티는 것이지요. 분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일부러 생각.. 2022. 5. 3. [사전연재] 프랑수아 드 페늘롱, 《그리스도인의 완전》#2 두 번째 편지의 주제는 ‘작은 일들에 충성함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에 대하여’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자주 고백하지만, 그분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처럼 진지하게 숙고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페늘롱은 이번 편지에서 자신의 전부를 주신 하나님께 우리의 전부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 않으냐고 반문하며, 전부를 드리는 사랑의 실제를 작은 일들에 대한 충성에서 찾습니다. 그의 말마따나 사랑의 참된 모습은 언제나 간과하기 쉬운 아주 평범한 때, 아주 사소한 것에서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을 반드시 사랑할 의무가 있음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어떤 식으로 그분을 사랑해야 하는지도 깨달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 것은 그분이 우리의 창조주이시며 .. 2022. 5. 3. [사전연재] 프랑수아 드 페늘롱, 《그리스도인의 완전》#1 《그리스도인의 완전》의 첫 번째 독자가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연재에서는 페늘롱이 마담 드 맹트농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시간’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번 점검해 봅니다. 어느 교부는 인간의 영혼은 시계로 포착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마음으로 포착할 수 있는 ‘마음의 시간’에 산다고 말합니다. 페늘롱 역시 물리적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마음의 시간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을 선용하는 지혜를 ‘끊임없는 자기 추구’가 아니라 ‘성실한 자기 포기’에서 찾습니다. 시간에 관한 페늘롱의 담백한 사유 속에서 비울수록 채워지는 역설의 미학을 음미해 보실 수 있기를 빕니다. 베르사유 궁이 화려하게 증축되고 궁정 문화가 융성하여 고전주의 연극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그 이면에서는 갈등과 비.. 2022. 5.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