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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환기

5년 전 마지막 연애는

by 아나빔 2017. 2. 6.

5년 전 마지막 연애는 처참했다. 그 당시 J와 나를 지배한 주된 정서는 분명 외로움이었다. 마주보며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를 보지 못하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이야기를 나누어도 서로를 듣지 못하는 비상구 없는 절대 고독은 절대 절망이었다. 한 존재를 부정하고 한 존재가 부정당하는 만남은 반복될수록 서로를 갈갈이 찢고 부수어 형편없는 넝마로 만들어 간다. 접점없는 길고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는 것처럼 서로를 사랑하지도 서로를 미워하지도 않는 그런 무심한 관계. 홀로 됨이 서로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처럼 느껴지던 그런 연애. 5년 전 마지막 연애는 그렇게 처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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