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매우 어렵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지난 주 금요일, 임대인 댁 식탁에 앉아 들었던 말이기도 하다. 주방에서도 녹물이 나오는데 녹물이 안 나올 때까지 한참 틀어 놓았다가 사용하라니! 교직에 오래 몸 담았다고 들었는데 임대인은 식탁에 계약서를 펼처 놓고도 자꾸 나를 딸처럼, 학생처럼 가르치려고만 한다. 직업병이겠거니...
여보세요. 아주머니! 우리는 계약관계란 말입니다. 일방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합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급전이 필요해서 의도적으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집을 빼려 한다니! 먼저 나가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어른 머리 꼭대기 위에 올라가서 그런다. 그런 식으로 살면 안된다. 에효... 참 창의적인 발상에 할 말을 잃었지만 흥분하지 않았고 말실수하지 않았다. 여보세요. 중개수수료랑 이사비용만 해도 이중으로 듭니다. 왕초보임대인이라고 써붙였으면 좋겠다. 알아서 피해다니게.
여하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 말이 많았지만 현애씨는 정말 어려운 사람이라는 말만큼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어려운 사람... 어려운 사람이라는 말이 맴돈다. 교회에서 일을 하기에 별로 좋은 자질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친밀한 관계를 맺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현애는 부모도 다루기 힘들 정도로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였다. 정현애는 부모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잡다구리한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정현애는 부모도 어려워하는 딸인데 다른 사람은 오죽할까 싶기도 하다.
아버지! 날도 추워지고 눈도 오는데 딸 머리 둘 곳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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