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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편린

말마따나 국화꽃 향기가 참 진합니다

by 아나빔 2014. 5. 3.
시청광장과 청계천 광장에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가진 분들이 여기저기서 집회와 발언을 이어갑니다. 법원에서 추모행진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만, 여기는 광화문사거리. 공권력의 감시아래 학생들과 젊은이들, 아저씨, 아주머니들 함께 계십니다. 이 사회의 총알받이와 총알받이가 대치하고 있습니다. "종로경찰서장입니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서 해산명령을 합니다. 3차 해산명령 후 해산하지 않으면 사법집행의 대상이 됩니다." 아저씨 한 분이 "우리가 너희들 지켜줄게"라고 말씀하십니다.

2008년 어느 날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에 왔다가 방송에서 보지 못했던 물대포와 주먹만한 돌멩이, 날계란이 날아왔습니다. 경고방송과 사이렌이 울린 후, 말그대로 대포인 물대포를 시민을 향해 쏘아대는 것을 처음으로 눈 앞에서 보았습니다. 빨갱이보다 무서운 공권력입니다. 이강백의 파수꾼이 생각납니다. 시국선언은 교수님들이 하실 일이고 학생들은, 젊은이들은 시국행동을 해야한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교수님들 따라 시국선언한 후 침묵하고 일상에 잠적해버린 저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과연 이 사회는 바뀔까요? 과연 이 나라는 바뀔까요? 늘 정답은 쉽게 내릴 수 있지만 고민하면서 옆에라도 있겠습니다. 말마따나 국화꽃 향기가 참 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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