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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환기

그늘이 있는 사람

by 아나빔 2016. 1. 6.

(두고두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구가 있어서 김응교 교수님의 몸글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다)

기타리스트 김수로헌의 핑거기타 음색은 매우 독특하다. 첫째, 왼손잡이인 그는 왼손의 운지가 매우 정확해서 새는 소리가 없다. 둘째, 기타줄을 눌렀다 떼면서 소리를 내는 태핑을 할 때 손가락 힘이 오른손잡이만큼 세서 큰 소리가 난다. 셋째, 엄지로 1번 줄 때리는 헤머링은 국내에서는 거의 탑 수준이다. 넷째, 손톱이 아닌 손가락의 맨살로 친다. 일부러 엄지 손가락의 부드러운 살로 치는 기법을 자주 사용해서 따스한 느낌이 든다. 살가운 소리!

판소리는 그늘이 없으면 덜 됐다고 한단다. 음악에도 그늘이 필요한데 그늘은 변두리를 많이 체험하면 생긴단다. 그늘이 없으면 손기술과 쇼맨십으로 연주하게 된다고. 김수로헌의 뚱뚱한 식당 아주머니가 바쁘게 설거지 하는 모습을 담은 "식당 아주머니"는 변두리 정신이 넘친다(http://go9.co/FQu). 그늘이 있는 사람, 변두리 정신을 가진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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