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알아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보다 내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행동에는 일정한 이해가 선행해야만 한다는 점은 시인하는 바다. 문제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있으며 하나님이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시는지를 인식하는 데 있다. 문제는 나를 위해 참된 진리를 발견하는 데 있으며 내가 위해서 살고 죽을 수 있는 이념 idea을 발견하는 데 있다. 소위 객관적인 진리를 발견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모든 철학 체계들을 다 연구하고, 필요하다면 그들 모두를 비판하며 각 체계 속에서 모순들을 지적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내가 만약 기독교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으되 그것이 나를 위해서, 나 자신의 삶을 위해서, 더욱 깊은 뜻을 지니고 있지 않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내가 아직도 인식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있음과 사람들이 지식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식은 나의 삶 속으로 옮겨져야만 한다. 바로 이 점이 내가 지금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시인하는 바다. 그것이 바로 나의 영혼이 마치 사막이 물을 갈망하듯 갈구하는 바다. 그것이 바로 내게 결핍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마치 집 한 채를 빌리고 가구와 세간을 장만했지만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할 임은 발견하지 못한 자와도 같은 형편에 있는 것이다. 내게 결핍한 것은 참으로 인간다운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사상을 결코 나 자신의 것이 아닌 것 위에, 즉 객관적이라고 하는 것 위에 건립하지 않고 나의 존재의 가장 깊은 뿌리와 맺어져 있는 것 위에, 즉 그것으로 인해서 내가 신 적인 것에 뿌리박고 있으며 비록 온 세계가 무너진다 할지라도 함께 무너지지 않는 것 위에 세울 것이다(진리란 한 이념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랴?)
내가 무엇을 발견했는가? 나는 내가 발견하고자 한 나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gnoti seauton.
한 사람이 그의 삶에서 평화와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는 이처럼 먼저 자신을 내면적으로 알아야만 하며 자신의 길을 발견해야만 한다.
- 김종두,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사상과 현대인의 자아 이해>, 키에르케고르의 실존개념, 109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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