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카이브49 김기택, 《타조》 타조 김기택 실제로 보니 타조(駝鳥)는 새보다 낙타(駱駝)를 더 닮았다. 타조가 낙타보다 새에 더 가깝다는 증거로 날개라는 것이 달려 있기는 하다. 타조도 가끔은 가슴을 펴고 날갯짓을 하지만 깃털 몇 개로 큰 낙타를 하늘로 들어올려보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단호하게 잘라버렸음이 분명하다. 타조를 처음 본 순간 나도 타조의 태도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타조의 이 확고한 의지는 나무 기둥 같은 다리로 곧게 뻗어나가 말굽처럼 단단한 발에 굳게 뿌리내리고 있다. 그 의지에 눌려 날개는 몸속으로 깊이 들어가 유난히도 길고 유연한 목으로 솟아오르고 말처럼 빠른 다리로 뛰어나가고 있다. 날지 못한다는 것만 빼면 타조는 나무랄 데 없이 완전한 새. 그래도 타조를 새라고 생각하니 낙타 같은 얼굴과 걸음걸이며 뱀같이 구불거.. 2014. 3. 15. 이전 1 ···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