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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편린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

by 아나빔 2017. 9. 21.

인간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나-너의 관계와 나-그것의 관계의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나-너의 관계(주체와 주체의 관계)'는 타인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전제하는 것으로 주체와 대상이라는 주종관계가 아니라, 상호 인정하는 주체적인 만남의 관계이다. 이 경우에 타인은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고 그 자체로 목적이 된다.

반면 '나-그것의 관계(주체와 객체의 관계)'는 타인을 인격적인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타인을 사물과 같이 다루어 하나의 수단이나 조건으로 삼게 한다. 타인을 경쟁상대로 삼거나, 만인에 대한 경쟁구도 속에 집어넣고 비교하여 우열을 가리거나, 이용가치에 따라 서열화시키는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이 경우에 겉사람과 겉사람의 피상적인 만남 속에서 타인은 자신의 본질을 상실하고 비인간적인 상태에 놓여 인간소외를 느낀다.

모든 것을 도구화하는 나-그것의 세계가 지배하는 사회구조와 인간 관계를, 나-너의 관계가 지배하는 사회구조와 인간 관계로 개혁하여 나-너의 관계가 인간과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게 하는 것이 실질적인 이웃사랑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