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이해하려 하면 할수록 겁이 난다
너를 이해할 수 없는 지점에 내가 있어서
내 나이 스물 하나 열일곱이었던 너를 외롭게 했고, 내 나이 스물 둘 열넷이었던 네 삶을 고통스럽게 했다. 내가 박차고 떠난 빈 자리가 너희에겐 화마가 훑고 간 전쟁터 같았겠다. 단말마의 비명 같은 몸부림은 살려 달라는 몸부림이었을 텐데 매몰차게 외면해서 미안하다. 어쩌면 너희가 겪어야 했던 아픔의 원흉은 나였는지도 모르겠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꼭 한 번은 너희에게 누구보다 든든한 누나가 되어 주고 싶은데 과연 내 생에 그런 기회가 찾아올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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