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유의 편린

어렸을 때 피아노를 가르쳐주지 못했던 것이...

by 아나빔 2014. 1. 9.
면대면으로는 한마디도 제대로 주고받기 힘든 부녀관계입니다. 문자와 카톡은 아버지와의 관계를 돈독히 만들어주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저 무뚝뚝함에서 묻어나오는 아버지 사랑을 저는 충분히 읽어낼수 있지요. 사실 저희 아빠도 딸바보입니다. 어제 교회에서 반주연습을 하면서 녹음한 파일을 아버지께 보내드렸습니다. 8-9시간 연습한 것 같은데 두번째 보내드린 게 조금 더 낫긴하더군요. 그래도 다른 분들은 예의상 생각보다 잘한다고 칭찬해주셨는데 우리 아버지는 잘 들었다고만 하십니다. 피아노 학원 못보내줘서 미안하시답니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겠네요.

2014년 1월 9일 목요일 오전 6시 54분 카톡

"특새 기간이라 밤에 교회에서 자고 새벽기도를 드리는데 오늘은 밤새 이 곡을 연습했지요. 피아노 반주 연습하고 있는데 나중에 실력이 늘면 또 보내드릴게요. 오늘 하루도 주님 안에서 승리하세요. 아빠."

[음성파일 전송-오 신실하신 주]

"잘 들었다. 어렸을 때 피아노를 가르쳐주지 못했던 것이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유의 편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가와 요리사  (0) 2014.02.08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0) 2014.01.15
등록포기  (0) 2013.12.13
불필요한 침묵  (0) 2013.11.23
나이듦이 맘에듦은  (0) 201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