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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일지/S

현애 단상 (3)

by 아나빔 2019. 6. 9.

#1
아고. 삭신이 쑤신다. 감기 몸살에 콧물만 줄줄. 이제 킬힐도 못 신겠다는. T-T 늙었나벼. 아부지, 미국이든 이스라엘이든 독일이든 정녕 나 혼자 보내시렵니까. 내가 진짜 삶의 낙이 읎네 낙이 읎어. 언능요. 소개팅 물밀듯 들어오게 좀 해 주시면 안되냐구요.

#2
영적 리더의 영향력이라는 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클 수 있겠다. 내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우리 선생님들께 어떤 파급력이 있을 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애들은 지쳐도 교사는 지치면 안 되고, 교사는 지쳐도 교역자는 지치면 안 된다.

#3
마루타 같다. 말씀이 내 삶을 거쳐 생명력을 얻게 하시는 과정이 고통스럽다. 말씀께서는 내 감정과 사고, 의식과 행동, 내 인격과 관계를 끊임없이 담금질하고 연단시키신다. 공동체를 위해 맡기신 직분을 수행하게 하시기 위해 당신께서는 당신의 종들을 마루타처럼 다루시는 것 같다. 말씀이 육화되어야 하는 그런 삶이 사실 너무 버겁고 고통스럽다. 현장을 벗어나 책상에서 텍스트만 붙잡고 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 하루 빨리 내려놓고 싶다.

#4
현장 사역자로의 부르심은 한시적 부르심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사람의 기질이나 성향과는 맞지 않는 옷이라고 나는 늘 생각하는데.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당신의 나라와 공동체를 섬긴다는 게 도대체 뭘까요? 아부지, 일단 지금은 제 몸이 너무 아파요. 아니, 나만 그러는 거야? 주일 저녁이면 필름이 끊겨요, 아부지. 이건 수면이 아니라 기절입니다. 나 파튼데 수명이 단축될 것 같아요. T-T 나 좀 살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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