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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편린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언니, 오빠, 동생이 있습니다

by 아나빔 2014. 5. 10.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밥을 안치고 나갈 준비를 합니다. 찜찜합니다. 다만 찜찜해서 오늘도 거리로 나갑니다.

생텍쥐페리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자기와는 무관한 가난 앞에서도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동료가 가져간 승리를 함께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 자신의 돌을 가져다 놓으며 이 세상을 만들어 나아가는 데에 일조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저역시 개인의 한계상황 속에서도 저 자신에 대한 책임, 타인에 대한 책임, 세상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지 않겠노라고 다짐해보았습니다.

거리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나눠지고픈 사람들이 쭈뼛쭈뼛 모입니다. 직업, 학벌, 출신지역, 외모, 사상이 다 다른 사람들의 모임 속에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들리는 것은 차이의 장벽을 뛰어넘어 그들을 하나로 묶는 그 무엇이 있는 까닭일 것입니다. 거리에는 수많은 ID 대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주고픈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언니, 오빠, 동생이 있습니다.

거리에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바쁜 걸음 옮기며 눈 마주칠 새 없었던 익명의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이 특별해집니다. 서로의 눈을 마주보며,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사람들의 만남에는 강렬한 체험이 있습니다. "참여"에는 "체험"이 있고, 그 체험은 우리로 하여금 "반응"하게 합니다. 목소리 들으러 나갑니다. 반응하기 위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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