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초청에 정중하게 응한 것 뿐이다. 밥보다 비싼 커피 사드린 죄밖에 없다. 어떻게 딱 한 번 만난 사람을 그렇게 쉽게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지 모르겠다. 스스로 신적 권위를 부여한 일방적인 호평도 일방적인 혹평도 불쾌하긴 매마찬가지다. 수락할 의무는 있지만 거절할 권리는 애초부터 없었던 건가? 내가 신 포도도 아니고... 상대방의 마음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신공격까지 당하며 비난받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신이 느낀 박탈감 때문에 상대방을 결핍된 존재로 격하시키는 말이나 행동은 삼갔으면 좋겠다. 결국 자기연민과 자기기만 아니겠나. 생텍쥐페리는 타인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결코 포기하지 말라고 했건만 내 그릇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보다. 무례함을 모르는 무례함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 철수했다.
사유의 편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