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아의 신곡 키리에는 "쉴 새 없이 가슴을 내리치는 이 고통은 어째서 나를 죽일 수 없나"하는 질문으로 시작해,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로 끝난다. 김윤아는 이 곡에서 타인의 아픔 "곁으로" 다가가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는 매개자가 된다. 타자에 대한 공감은 타자가 머물러 있는 그 자리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한 법이다. 공감은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게 하고 너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목소리는 타인의 아픔의 정중앙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길잡이가 되는 동시에 고립된 타인에게 보내는 아리아드네의 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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