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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나 자신은 결코 차지할 수 없는 장소이자, 나 이외의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장소'(<한 글자 사전> 중에서)

by 아나빔 2022. 5. 14.



‘옆’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나’와 ‘옆’, 그 사이의 영역. 그러므로 나 자신은 결코 차지할 수 없는 장소이자, 나 이외의 사람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장소. 동료와 나는 서로 옆을 내어주는 것에 가깝고, 친구와 나는 곁을 내어준다에 가깝다. 저 사람의 친구인지 아닌지를 가늠해보는 데 옆과 곁에 관한 거리감을 느껴보면 얼마간 보탬이 된다.

김소연, <한 글자 사전>(마음산책,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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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가 서점 리스본&포르투 5분 거리에 있어요. 점심 먹고 동료들이랑 산책할 때면 꼭 한 번씩 지나게 돼요. 점심시간이 1시 10분까지라 조금 멀리서 오픈 준비 중인 모습만 자주 봤어요. (퇴근 후에 가끔 방문하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지나니 내적 친밀감만 혼자 무성하게 키웠더라고요. 사실 그래서 신청했어요, 문장수집가. 저도 한 번쯤 곁을 내어드리고 싶어서요.

2022년 5월 3일
정현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