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편린63 모교 방문기 7년 만에 찾아간 살레시오여고 교정입니다. 뜨거운 여름 내내 구슬땀 흘리며 연습하던 강당, 촛불행렬하던 잔디밭, 도서관 입구, 수녀원, 오라토리오실, 성당 뒷길, 벚꽃 흐드러지게피던 뒤뜰, 학교 앞 참스민~ 모든게 그대로입니다. 어떻게 오셨냐며 묻는 경비아저씨에게 졸업생이라고 말씀드리고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마침 수녀원에서 나오시는 교장 수녀님을 보고 우리 경비 아저씨, 경비실 앞에서 교장 수녀님(현월심 수녀님)이시라며 몇 번을 소리치시더라구요. 졸업생이라고 인사드린 후 도서관 앞에서 수녀님과 몇마디 나누었습니다. 여고시절 이야기, 요즘 사는 이야기 들어주시며 차 한 잔하고 가라시는데 멋쩍어 마다했습니다. 굳게 잠긴 강당 문 앞에 서서 한참을 들여다보며 우리 울고웃던 그때를 떠올려보았습니다. 대회에 나.. 2013. 9. 19. 함이 결여된 앎 어느 분야건 프로페셔널리즘의 부재와 하이칼라에 도취된 아마추어리즘의 범람이 문제다. 중요한 것은 정말이지 직접해 보는 것이다. '본다는 것'과 '한다는 것'은 마치 낮과 밤처럼 다르다는 그 말이 참말이다. 그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함'이 결여된 앎은 아는 척에 불과한 피상적인 앎이요, 그건 다 거짓말이다. 2013. 9. 17. 파주 그레이스 카페 8월 말까지 주중에 아는 목사님 카페교회에서 일을 도와드리고 있다. 목사님 수련회 일정에 맞추느라 오늘은 학원도 못갔다. 카페 잠깐 도와드리면서 왼쪽에 있는 입간판을 꾸며보았다. 2013. 8. 26. 인간의 존귀함을 느끼다 내 고향 남도 밤 하늘은 조물주의 영광이 소낙비처럼 쏟아집니다. 별들은 바람에 나부끼는 한 떨기 꽃처럼 청초하게 춤을 춥니다. 나는 장엄하고 신비스런 아름다움에 압도되어 고개를 들지도 못했습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예쁜 짓을 하면 예쁘고, 미운 짓을 하면 밉다가도, 저들을 향해 쏟아지는 눈부신 사랑과 은혜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저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존귀한 존재인지 깨달을 때마다 나는 참말로 두렵고 떨립니다. 2013. 6. 23. 꼬방동네사람들 우리 집에는 합동정통(현 백석) 신학 세례 받으신 아버지와 통합 신학 세례 받으신 어머니가 계십니다. 약 30년 전, 「꼬방동네사람들」을 둘러싼 우스갯 이야기. 어머니 스물 다섯 시집오실 때 챙겨온 애독서, 꼬방동네사람들! 아버지 그 책 이단이다 금서 선포하셨지요. 그 이후 아버지 어머니 다투실 때 서로 이단 사단하셨다는 우리 부모님 20대때 이야기. 보수와 자유주의의 갈등은 저희 집에 불화를, 보수와 자유주의의 화합은 저희 집에 화목을. 보수와 자유주의의 갈등은 저희 집에 소통의 벽을 쌓고, 보수와 자유주의의 화합은 저희 집에 소통의 벽을 허뭅니다. 2013. 2. 4. 만인이 만인에게 만인이 만인에게 선생 노릇하는 이상한 풍토가 신학교에 있는 것 같다 저마다 한마디씩은 던져야 직성이 풀리는 말하기의 달인들 먼저 듣기의 달인들이 돼보는건 어떨까 2013. 1. 19. 풀이 과정 없는 답안은 치팅으로 간주합니다 수학 시험 볼 때 답이랑 답을 도출하는 과정을 같이 적게 되어있다. 과정에는 관심이 없고 답을 찾는데만 집중하다보면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답을 찾아가지 못하고 헤매게 된다. 답을 찾는 것과 함께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답에 이르는 과정이다. 살면서 겪게되는 많은 문제들을 대할 때도 동일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교조주의적인 경직된 사고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옳고 그름은 명백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정답을 제시하고 정답만 강요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 사람은 옳고 그름에 따라서만 행동하는 기계가 아니다. 정답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름을 추구하며 고통가운데 씨름하고 있는 한 사람 개인이다. 2012. 11. 15. 이전 1 ··· 5 6 7 8 다음